만나지 못한 친구 한 번 웃으며 만나는 데 뭔 인연이 필요하단 말인고 쓸쓸한 마을 기나긴 밤에 홀로 잠 못 이루고 있네 오늘 아침에 도리어 쌍성(雙城) 향해 떠났다 하니 하늘 끝자락의 구름과 나무는 더욱 아득하여라 一笑相逢豈有緣일소상봉기유연 孤村永夜不成眠고촌영야불성면 今朝却向雙城去금조각향쌍성거 雲樹天涯倍渺然운수천애배묘연 - 이춘영(李春英, 1563~1606), 『체소집(體素集)』 상권 「미곶(彌串)으로 신경숙(申敬叔 신흠(申欽))을 찾아갔더니 경숙이 이미 떠났다기에 홀로 자다가 감회가 들다. [彌串訪申敬叔, 敬叔已去, 獨宿有感.]」 ‘만남’을 뜻하는 한자는 제법 많다. 우(遇), 봉(逢), 조(遭), 해(邂), 후(逅) 등등 소위 ‘책받침(辶)’이라는 부수가 들어가는 이런저런 글자들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