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374

만나지 못한 친구

만나지 못한 친구 한 번 웃으며 만나는 데 뭔 인연이 필요하단 말인고 쓸쓸한 마을 기나긴 밤에 홀로 잠 못 이루고 있네 오늘 아침에 도리어 쌍성(雙城) 향해 떠났다 하니 하늘 끝자락의 구름과 나무는 더욱 아득하여라 一笑相逢豈有緣일소상봉기유연 孤村永夜不成眠고촌영야불성면 今朝却向雙城去금조각향쌍성거 雲樹天涯倍渺然운수천애배묘연 - 이춘영(李春英, 1563~1606), 『체소집(體素集)』 상권 「미곶(彌串)으로 신경숙(申敬叔 신흠(申欽))을 찾아갔더니 경숙이 이미 떠났다기에 홀로 자다가 감회가 들다. [彌串訪申敬叔, 敬叔已去, 獨宿有感.]」 ‘만남’을 뜻하는 한자는 제법 많다. 우(遇), 봉(逢), 조(遭), 해(邂), 후(逅) 등등 소위 ‘책받침(辶)’이라는 부수가 들어가는 이런저런 글자들이다. 그..

졸(拙 )에 대하여

졸(拙)에 대하여 졸(拙)이란 것은 덕(德)이다. 양졸(養拙)은 인(仁)의 일이고, 용졸(用拙)은 지(智)의 일이다. 拙者, 德也. 養拙, 仁之事. 用拙, 智之事. 졸자, 덕야. 양졸, 인지사. 용졸, 지지사. - 김상헌(金尙憲, 1570~1652), 『청음집(淸陰集)』38권 「용졸당기(用拙堂記)」 민성휘(閔聖徽, 1582~1647)라는 분이 벼슬에서 물러난 뒤에 충청도 가림(嘉林 지금의 임천(林川))에 터를 잡고 집을 지었다. 그러고는 ‘용졸(用拙)’이라는 자신의 호를 따서 ‘용졸당(用拙堂)’이라고 당호(堂號)를 붙인 뒤 청음 선생에게 기문(記文)을 지어 줄 것을 청하였다. 졸(拙)은 보통 ‘옹졸하다’ ‘둔하고 어리석다’ ‘서툴다’ ‘졸렬하다’ 등의 뜻을 갖는 글자로, 뛰어나지 않고 별 볼..

스승을 영원히 기억하는 방법

스승을 영원히 기억하는 방법 정묘년(1747, 영조23) 5월 선생의 부음을 듣고 통곡하였다. 10년 동안 궁벽한 시골에 있으면서 끝내 하늘의 해를 다시 보지 못하고 하늘 끝 변방의 객관에서 돌아가셨다. 하늘이 큰 현인을 내고도 시운(時運)을 함께 주지 않았고, 소인들의 중상모략에 시달려 성상을 끝까지 섬기지 못하였으니 백성들이며 후학들의 불행이다. 더군다나 나 같은 사람은 가르침을 채 다 받지 못하였는데 갑자기 의지할 곳을 잃었으니 선생을 잃은 아픔을 차마 형언할 수 있겠는가. 선생의 영구가 물길을 통하여 정진(鼎津)을 거쳤으나 소식을 전혀 듣지 못하여 맞이해 곡할 수 없었기에 한없이 통탄스러웠다. 이해 겨울에 안경직(安慶稷)과 함께 가서 곡하며 술잔을 올리고 또 묘 아래에서 절하고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