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은
나의 이름은 나의 먼 일가 진주 김종기 군은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에게 다소 문명이 있다 하여 먼저 편지를 보내 교유를 청하였다. 이후로 문자와 관련된 나의 일을 도운 적이 매우 많았는데 『한사이정』의 간행에 더욱 크게 힘을 다하여, 오백 년 왕조의 명철한 왕과 왕후, 어진 재상과 장수, 이름난 유자와 선비, 효자와 정녀의 일이 거의 후세에 전해질 수 있도록 하였으니, 이야말로 천하의 장자가 아니겠는가. 하루는 군이 나에게 편지를 보내 “나의 벗이, 내가 독산에 살고 있다 하여 독은이라고 불렀는데 오랜 시간 동안 전파되었기에 마침내 사양하지 못하였으니, 그대가 설 하나를 지어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였다. “은의 의미는 하나가 아니니, 그대의 벗이 가리키는 의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