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서적의 훼판(毁板)과 화서(火書)- 《예기유편(禮記類編)》을 중심으로조선은 기록의 나라였다. 국가의 역사와 정책에서부터 개인의 학문과 일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기록이 생산되었고, 기록은 필사와 간행이라는 방법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유통되었다. 그 과정에서 주목되는 현상이 책판을 부수는 행위인 ‘훼판’과 책을 불사르는 행위인 ‘화서’이다. 조선 시대에는 정치적, 사상적 갈등으로 인해 특정 서적이 훼판되거나 화서되는 사례가 종종 확인된다. 김종직(金宗直, 1431~1492)의 《점필재집(佔畢齋集)》은 이 실려 있다는 이유로 무오사화가 한창이던 1498년에 훼판과 화서를 당했으며, 윤선거(尹宣擧, 1610~1669)의 《노서유고(魯西遺稿)》는 효종(孝宗)을 무함한 글이 실려 있다는 노론의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