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버티며 지내야 한다- 신지도 유배지에서 이광사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 아름다운 꽃은 정결하지 않은 흙에서 피어난다. 정치한 이론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빚어진다. 이광사의 〈서결〉(일명 ‘원교서결’)은 필법의 이론을 곡진하게 해설한 글이며, 동시에 그 이론을 실제 적용하여 손수 쓴 독창적인 글씨이기도 하다. 즉 뛰어난 이론서이자 높은 경지의 예술 작품이다. 이러한 〈서결〉이 탄생한 곳은 유배지 신지도였다. 이광사는 궁핍하고 고단한 유배 생활 가운데 붓끝을 벼리고 벼려 이것을 써냈다. 앞서 〈서결〉의 글씨를 살펴보며 그 서예 세계의 일단을 엿본 바 있다. 여기에서는 작품의 배경이 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문화유산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립전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서첩에 포함된 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