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390

가을의 시 (국화 옆에서 / 서정주)

국화 옆에서 / 서정주 국화 옆에서 시인 /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나도 시인이 될 수 있다 ? 시 쓰는 방법

나도 시인이 될 수 있다 ? 시 쓰는 방법 파란 하늘을 보거나 산 새 지저귀는 소리를 듣거나 멋진 풍경을 보면, 감성에 젖어 어느덧 시한 수가 절로 떠오를 때가 있는데요. 막상 쓰려고 하면 생각과 다르게 잘 써지지 않거나, 쓰더라도 ‘과연 이게 시라고 할 수 있는 걸까?’하는 이런저런 고민에 시작하기가 어렵기만 합니다. 시 는 은유와 상징, 역설이나 반어법을 써야 하거나 뭔가 배배 꼬아서 멋지게 보이는 표현을 써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시는 ‘언어의 조합’입니다. 다만 시어와 일상어는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는데요. 시어는 함축적이며, 암시 적이며, 구체적이며, 운율이 있습니다. 또한 시는 완벽한 문장을 토대로 하고, 시인이 생각한 것이나 보여주고 싶은 풍경 같은 것을 구체적..

네 글자에 마음을 담아

네 글자에 마음을 담아 혼이 나갈 듯한 이별에 좋은 시절은 다하였네 몇 번이나 밝은 달은 차고 기울었나 악기의 줄이 끊어진 후 세월은 흘러만 갔구나 홀로 잠드는 이 밤 기러기 무리 날아드네 아련하여라 아련하여라 아련하여라 아련하여라 내 마음 묶인 듯 답답하여 등불이 꺼지도록 잠 못 이루네 방안은 물속처럼 이불은 쇠붙이처럼 차갑구나 책상에 기대 앉아 비단 휘장 드리워 본다 깊은 근심은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쌓인 시름이 얼마나 되려는지 심란하여라 심란하여라 심란하여라 심란하여라 驚魂別 佳期歇 경혼별 가기헐 幾回明月盈還缺 기회명월영환결 朱絃斷 流光換 주현단 유광환 一宵孤夢 數行歸鴈일소고몽 수행귀안 漶 환 漶 환 漶 환 漶 환 心如結 燈將滅 심여결 등장멸 洞房如水衾如鐵 동방여수금여철 憑書案 垂羅幔 빙서안 수라만..

코브라 효과(cobra effect)

코브라 효과 (cobra effect)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는 코브라에게 물려 죽거나 다치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코브라 머리를 잘라 오면 보상금을 주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독사를 잡는 일은 매우 위험하지만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너나없이 코브라를 잡아 보상금을 받았습니다. 많은 보상금을 세금으로 처리해야 했지만 정책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코브라가 많이 사라져 인명피해가 줄어든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뭔가 이상했습니다. 코브라로 인한 인명피해는 줄어들었는데 코브라를 잡아 와 보상금을 받아 가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느낀 관계자들은 보상금을 받는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그 사람들은..

'산비리속속리산(山非離俗俗離山)'을 찾아서

'산비리속속리산(山非離俗俗離山)'을 찾아서 오래된 길에 사람 자취 사라져 울긋불긋 이끼가 끼었는데, 산이 속세를 떠난 게 아니라 속세가 산을 떠났구나! 古徑無人紫蘚斑, 山非離俗俗離山. 고경무인자선반, 산비리속속리산. - 황준량(黃俊良), 『금계집(錦溪集)』 권2 「2일 유신(維新 충주(忠州))에 도착하여 속리산을 유람하는 김중원(金重遠 김홍도(金弘度))에게 부치다[二日 到維新 寄金重遠遊俗離山]」 어느새 바람도 제법 쌀쌀해지고 일교차도 커지면서 반팔을 입은 사람들도 부쩍 줄었다. 조금 더 있으면 곱게 물든 단풍을 즐기러 산행(山行)에 나설 이들이 많을 것이다. 단풍 명소의 하나로 속리산(俗離山)을 꼽는데, 이 산에 관한 명구로 ‘山非離俗俗離山’이 자주 회자(膾炙)된다. 인터넷을 훑어보니 이 구..

담배를 키우다 얻은 교훈

담배를 키우다 얻은 교훈 초여름에 나는 남초가 어떻게 자라는지가 보고 싶어서 일찍 심은 북쪽 이웃집에서 몇 모를 얻어와 뒤뜰 서쪽에 심게 하였다. 그런데 마침 4, 5월의 어름에 날씨가 가물어 가는 때라 구름과 안개는 걷혔으며 햇볕은 뜨겁고 바람은 싸늘하였으니, 심어놓은 모들이 그을리거나 말라 안타깝게도 소금에라도 절인 것처럼 시들해졌다. 그래서 질그릇과 고리버들 그릇, 나무바가지와 표주박, 광주리, 돗자리와 발 등의 잡다한 물건들을 찾아와서 햇볕이 가려지도록 덮었으니, 하나의 구경거리였다. 날이 기울면 다시 치우고 다음 날에도 똑같이 하였다. 또 계집종과 사내종 두어 명에게 아침저녁으로 물을 길어 뿌리게 하고 혹 너댓새마다 떡잎을 따고 호미로 흙을 북돋게 하였다. 그랬더니 남초가 자라는 ..

하늘이 처음 열리던 날

하늘이 처음 열리던 날 오래된 골목길 돌아다니길 좋아하시나요? 아침에는 삶이 바쁜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고 낮에는 나이든 사람들이 앉아 이야기 나누는 곳. 개, 고양이, 개미까지 다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돌아다니는 곳. 그들 모두 자기 이야기를 하는 곳.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치 그 골목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신화와 옛이야기는 그런 골목길 같습니다. 사람이 되려고 동굴에 들어간 곰과 범 이야기, 단군신화. 동굴을 뛰쳐나온 범이 그 후 어찌 되었는지 정말 궁금했죠. 10월 3일은 하늘이 처음 열리던 날, 개천절입니다. 우리 민족의 시조 단군왕검이 민족 최초 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한 것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 중 하나죠. 민족 국가의 건국을 경축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에, ..

엄마에게 고추보다 매웠던 것

엄마에게 고추보다 매웠던 것 흙 마당 낡은 멍석 위에 고추 무더기와 엄마가 마주 보고 앉았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 고추씨가 달그락거리도록 잘 마른 것, 껍질이 눅눅하여 덜 마른 것, 병들고 벌레 먹어 희끗희끗한 희나리, 세 가지로 분류하며 고추를 고른다 붉은 무더기 고추가 작은 동산 셋으로 높아져도 손이 아리다거나 맵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제비 새끼 먹이 달라고 서로 주등이 내밀듯 여덟 남매가 아침이면 돈 달라고 손을 내미는 날들이 간난한 살림 꾸려갈 앞날이 고추보다 매웠을 것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지만 이태에 한 번꼴로 애경사를 치러가며 못 먹어 입이 비틀어지도록 지난한 삶에도 굴하지 않던 엄마 가끔씩, 구름 속에 들어가 눈물 닦고 나온 달이 맑은 가을빛이다 -구정혜 시, < 출처 : 행..

통제사의 적벽 선유

통제사의 적벽 선유 동파선 놀던 임술년 가을을 다시 맞이하여 풍악 울리며 배 가는 대로 맡기네. 바다 하늘 보니 달이 더욱 밝고 통제사의 검기로 시 지어 보네. 이제야 밝은 해가 누각을 둘러싸고 새삼 미풍이 타루에 불어오는 걸 알겠네. 천하 뭇 생명들이 말갛게 익기를 생각하니 어디에 가야 눈썹에 시름이 없어질까. 蘇仙壬戌重逢秋소선임술중봉추 簫鼓中流任去留소고중류임거류 滄海天光多月夜창해천광다월야 元戎劍氣作詩遊원융검기작시유 始知爀日圍官閣시지혁일위관각 轉覺微風拂舵樓전각미풍불타루 大地群生思濯熟대지군생사탁숙 眉頭何處可無愁미두하처가무수 - 신헌(申櫶, 1810~1884), 『위당집(葳堂集)』〈임술년 7월 16일 공주도에서 뱃놀이하다.[壬戌秋七月旣望舟遊拱珠島]〉 위당(葳堂) 신헌(申櫶, 1810∼1888)은 19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