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에는 “이익을 쫓는 무리를 경계시킬 만하다.[可以驚逐利之徒]”는 김종직(金宗直)의 평이 달려 있다. 자연스럽게 “만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멈춤을 알면 위태함이 없어 오래갈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는 노자(老子)의 말이 떠오른다. 소수자들의 폭주하는 탐욕으로 희망을 빼앗긴 사람들의 한숨과 울분이 새삼스러울 것 없어진 요즘, 과연 이 경구(驚句)는 유효한 것일까.
12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은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갖고 기득권자의 과보호 구조를 경계하며 복지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누구는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요구였지만 이 소박한 요구를 정치가 외면해 왔던 것이 아프다고 했고, 누구는 사람의 선의가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함께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사심(私心)에 가려져 공정하지 못할까 봐 염려한 공자(孔子)는 누군가를 판단할 때, “여러 사람이 다 그를 미워해도 반드시 살펴보고, 여러 사람이 다 그를 좋아해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고 했다.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들에 대해 확대, 축소, 은폐에 능란한 대중 매체의 속성상 우리의 판단은 좀 더 자발적이고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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