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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쉽게 만드는 속풀이 해장국

백광욱 2011. 6. 2. 08:45

빠르고 쉽게 만드는 속풀이 해장국 

 

술 취해 밤늦게 들어온 남편, 밉다가도 속 쓰리다고 툴툴거릴 때면 해장국 한 그릇이라도 끓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달에는 얼큰한 해장국을 배워보기로 했어요.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빠르고 쉽게 만드는 해장국, 저희 부부와 함께 만들어보세요.

저의 남편은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한번 술 마시기 시작하면 거의 ‘혼절’할 때까지 마시곤 해요. “친구 만나 술 한잔하고 조금 늦게 들어갈게”라고 전화는 하지만 말과는 달리 ‘술’ 한잔은 ‘술 몇 병’이 되고 ‘조금 늦게’는 ‘새벽 2~3시가 넘어’가 되곤 한답니다.

새벽에 저의 잠을 깨우며 술 냄새 폴폴~ 풍기며 들어올 땐 정말 ‘웬수~’가 따로 없다니까요. 그래도 부부란 게 뭔지 아침에 일어나 속 쓰리다고 툴툴대면 뭐라도 해줄 게 없나 찾게 된답니다. 뭔가를 해주고 싶지만 아직은 초보수준인 저의 요리 솜씨로는 얼큰한 해장국 끓이기가 어렵더라구요. 해장에 좋다는 북어국을 끓여보긴 했는데 입맛 까다로운 저의 신랑, 북어국은 입맛에 안 맞는다네요. 결국 지난 2년 동안 저의 집 해장국은 동네 중국집의 얼큰한 짬뽕이 대신하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해장국을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요리 선생님께서 얼갈이파국과 콩나물무국을 추천해주셨어요. 자, 그럼 저의 부부와 함께 얼큰한 해장국을 배워보세요. 저의 신랑의 요리 노트를 보면 훨씬 쉽다고 느끼실 거예요.

신랑의 요리 노트

‘공교롭게 촬영이 있던 전날, 회식이 있었다. 3차까지 이어지는 자리였고 그 다음날 속쓰림은 당연한 결과였다. 오후 1시가 되어 겨우 일어난 나에게 아내는 오늘 초보 요리 메뉴가 해장국임을 알려주었다(부부는 이심전심이라는 말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근데, 문제가 있었다. 혹시 징그러운 선지나 고기가 들어간 해장국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스스로는 식성이 까다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아내의 말을 들어 보면 무척 까다로운 편에 속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오늘 선생님이 준비한 요리는 담백한 쇠고기를 넣은 해장국. 파와 얼갈이배추, 그리고 버섯을 듬뿍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게다가 만드는 법도 간단해 고기를 볶고 야채를 준비하고 끓이는데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파와 얼갈이배추는 한번 삶아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는데, 그 과정이 조금 번거로울 뿐 어려운 과정은 없었다.

국은 간 맞추기가 힘들지만 된장과 고추장 등 기본양념이 많이 들어가 레시피 그대로 따라했더니 근사한 해장국이 뚝딱 완성됐다.

단숨에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밤새 불편했던 속이 많이 가라앉았다. 나이가 들면서 과음 후 속풀이가 중요해지는데, 오늘 배운 해장국은 굉장히 유용하겠다. 하지만 이건 나보다는 아내가 더 잘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술 먹고 속 쓰린 사람이 해장국을 끓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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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확~ 풀리는 얼큰한 해장국 만들기
얼갈이파국

■ 이런 재료가 필요해요

쇠고기(안심) 300g, 쇠고기양념(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얼갈이배추 1단, 붉은 고추 1개, 대파 4대, 새송이버섯 3~4개, 된장 3큰술, 다진 마늘 2큰술, 고춧가루 2큰술, 국간장 1큰술, 참기름 약간, 고추장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물 8컵

1_ 쇠고기는 안심으로 준비해 잘게 썬 후 팬에 참기름과 다진 마늘을 넣어 볶아두세요. 이렇게 하면 고기를 오래 우려 끓인 것만큼 진하고 고소한 육수 맛을 낼 수 있답니다.

2_ 대파는 5cm 길이로 썬 후 다시 굵게 채썰어주세요. 붉은 고추는 어슷 썰어 준비해 주세요. 대파는 피를 맑게 해주어 해장에 도움이 되는 재료랍니다.

3_ 오늘의 포인트! 대파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사용하세요. 삶지 않고 사용하면 대파의 달달한 맛 때문에 맛이 없다고 해요. 얼갈이 배추도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사용해야 시원한 맛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4_ 삶은 얼갈이배추와 파에 물 8컵을 붓고 얼갈이배추가 푹 무를 때까지 끓여주세요. 얼갈이배추는 봄에 나오는 배추를 말하는데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에요. 장에 좋은 식품으로 술 마시고 속이 좋지 않을 때 먹으면 효과가 있답니다.

5_ 어느 정도 끓으면 양념을 넣으세요. 된장과 다진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 고추장을 넣어주세요. 국의 맛은 국간장으로 내야 하는 건 다 알고 계시죠? 여기에 생강즙을 살짝 넣으면 국맛이 훨씬 깔끔해진답니다.

6_ 국이 푹 끓여지면 새송이버섯을 찢어 넣으세요. 새송이버섯은 손으로 찢어 넣는 것이 보기에도 훨씬 먹음직스러워요. 버섯은 살짝 익혀야 씹는 맛이 좋으므로 불 끄기 바로 직전에 넣어야 한답니다.

7_ 국 끓이기 기본! 맛은 국간장으로 내고 마지막 간은 소금으로 맞추는 것이랍니다. 된장과 고추장, 국간장으로 간이 어느 정도 됐지만 마지막 간은 소금으로 맞추세요. 마지막으로 어슷 썬 고추를 얹어내면 얼큰한 속풀이 해장국이 완성된답니다.

[한가지 더!]

콩나물무국

■ 준비할 재료

콩나물 400g, 무 200g, 마른 새우 50g, 조갯살 150g, 고춧가루 2큰술, 참기름·간장·국간장 1큰술씩,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송송 썬 실파 1큰술, 물 8컵

■ 만드는 법

① 물 8컵에 채썬 무와 콩나물, 마른 새우를 넣고 끓인다.
② 한소끔 끓으면 조갯살과 고춧가루, 참기름, 간장, 다진 마늘을 넣고 끓인다.
③ 국간장으로 간을 한 후 부족한 간은 소금과 후춧가루로 맞춘다.
④ 송송 썬 실파를 올려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