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들으니, 우임금은 마셔보고 달게 여겼다지만
술 좋아하고 몸 온전한 이는 열에 두셋뿐이다
曾聞大禹飮而甘 嗜酒全身十二三
증문대우음이감 기주전신십이삼
- 심수경(沈守慶), 〈차임석천감자운(次林石川甘字韻)〉, 《청천당시집(聽天堂詩集)》
이 글은 조선 중기의 문신 심수경(1516~1599)이 자손들에게 술을 경계시키는 뜻으로 지은 시 중의 일부입니다.
술은 하(夏)나라 때에 의적(儀狄)이 처음 만들었다고 합니다. 맛이 좋으므로 우(禹)임금에게 바치자 우임금이 맛을 보고는 ‘후세에 반드시 술로 인해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을 것이다.’ 하며 의적을 멀리하고 두 번 다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우임금이 이미 술로써 나라를 망칠 사람이 있을 것을 알았다면, 처음 제조했을 때에 어찌 엄형으로 다스려 온 세상에서 근절시키지 않고 물리치기만 했단 말인가. 이는 너무 관대한 처분이 아니었던가. 후세에 주지(酒池)ㆍ조제(糟堤)_1)가 생긴 것은 모두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여, 술을 국법으로 금지할 것을 강하게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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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지(酒池)ㆍ조제(糟堤) : 술로 만든 연못과 누룩으로 만든 언덕. 은(殷) 나라 주왕(紂王)이 총애하던 달기에게 미혹되어 주지와 조제를 만들어 온갖 향락을 누리다가 마침내 멸망하였다는 고사가 있음.
옮긴이 오세옥(한국고전번역원)
출처 : 시인애
글쓴이 : 최강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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