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고전의 향기

[스크랩] 덜어낼 줄 알아야

백광욱 2010. 9. 10. 09:23

너는 찼다가도 덜어낼 수 있어 넘치지 않는데

사람들은 가득한데도 덜어내지 못해 쉬 넘어진다.

 

汝盈而能損故不溢 人滿而不省故易仆

여영이능손고불일 인만이불생고이부

 

 

술을 마십니다. 큰 항아리에 들어 있는 술을 한 잔 두 잔 퍼마시다 보니 어느 틈에 술항아리는 비었고 사람은 취해 쓰러집니다. 술을 마시면 온갖 철학이 나오고 큰 깨달음을 얻는다더니 저자도 예외는 아니었나 봅니다.

 

아아! 술항아리여. 너는 가득차면 덜어내고 텅 비면 또 채우고, 가득차면 또 덜어내고 텅 비면 다시 채우고.......이렇게 늘 적절히 자신을 지키고 조절하니 영원히 쓰러질 일이 없건마는, 인간은 그렇질 못하여 이미 충분히 마시고 취할 만큼 취했는데도 또 욕심을 부리고 더 마시다 끝내 이렇게 쓰러지고 마는구나.

 

술항아리 앞에서의 탄식이라지만, 이 진리가 비단 술 마시는 일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채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적절히 덜어낼 수 있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두 번째 구절 ‘人滿而不省故易仆’에서의 ‘省’을 ‘살필 성’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사람은 가득 차도 반성할 줄 모르므로 쉽게 엎어진다.’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반성하다’가 해석상으로는 좀 더 폭넓은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여기서는 앞 구절 ‘損(덜 손)’과의 대(對)를 생각해 ‘省’을 ‘덜 생’으로 풀이하였습니다.

 

옮긴이 조경구(한국고전번역원)

출처 : 시인애
글쓴이 : 최강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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