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라도 경중 파악을 못하면 순식간에 성인이 미치광이가 되네
조차실경중 아연판성광(造次失輕重 俄然判聖狂)
- 안정복(安鼎福) , 《순암선생선생문집(順菴先生文集)》에서
위 글은 조선 후기의 학자 순암 안정복이 자신의 심기(心氣)를 다스리지 못한 것을 뉘우치며 쓴 시 중의 일부입니다.
집에 종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부리기 어려울 정도로 교만 방자하였습니다. 하루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그 종을 심하게 꾸짖었는데, 문득 명나라 학자 진헌장(陳獻章, 1428-1500)의 경계가 떠올라 두려운 마음이 들어 이 시를 써서 스스로 반성한 것입니다.
진헌장은, 칠정(七情) 가운데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 노여움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음과 같은 글을 지어 자신을 경계하였다고 합니다.
“노여움의 불길 타오르면 참음의 물로 꺼야 하네. 참고 또 참아도 노여움이 거세어지는데, 백 번을 참아 마침내 장공예(張公藝)_1)처럼 하면 큰일도 이룰 수 있다네. 그러나 참지 못한다면 당장 낭패가 닥칠 것이네.”
사소한 일로 심기가 흔들려 애써 쌓은 학업이 일순에 무너지는 것은 실로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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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공예 : 당(唐) 나라 사람으로 9세(世)의 친족을 한집안에서 거느리며 화목하게 생활하였다. 고종(高宗)이 그 집을 방문하여 비결을 묻자, 그는 단지 참을 인(忍) 자만 백여 차례 써서 보여주었다고 한다.
옮긴이 오세옥(한국고전번역원)
출처 : 시인애
글쓴이 : 최강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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