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신일 밤을 지새는 이야기 (庚申守夜設)
趙克善
나라 풍속에 연말이 될 때마다 경신일(庚申日) 밤에 모여 아침까지 자지 않도록 지켜주었다. 사람에게는 삼시충(三尸蟲)이 있어서 바야흐로 조는 틈을 타서 상제께 올라가 그 사람이 1년 동안 한 짓을 보고하여, 선하지 않은 자는 즉시 재앙을 내린다고 하였다. 그래서 만약 조금이라도 조는 자는 반드시 재앙을 받으니 다 함께 자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다.
올해는 12월 24일이 실로 그날 밤인지라, 벗 이생과 이에 뜻을 같이하기로 약속한 수십 명이 사찰에 모여 바둑, 술, 음식 등 모두 수마(睡魔)를 막기 위한 도구들을 빠짐없이 펼쳐놓고 계속해서 술잔을 들며 시끌벅적하게 장난치며 웃느라 저도 모르게 몸도 피곤해지고 정신도 이미 지쳐버렸다. 날이 밝아서야 그쳤는데, 모두 망연자실한 듯하였다. 내가 이에 속으로 깨닫고 입으로 말하였다.
“아, 재앙과 경사는 각기 부류마다 오는 법이다. 천지신명이 밝고 삼엄하게 임하시니, 보답해야 할 일에 어찌 삼시충을 기다리겠는가. 만약 스스로 선행을 하였다면 삼시충이 밤마다 올라가 아뢰게 한들 나를 어찌하겠는가. 만약 불선을 하였다면 한해가 끝나는 날까지 잠을 자지 않더라도 재앙에서 도망갈 곳이 없을 것이다. 어찌 하루 잠을 자지 않는다고 1년 동안 저지른 불선한 죄들을 면할 수 있단 말인가. 평소 선행을 못하고 한 때의 요행을 구한다면, 이는 죄가 있는 곳에 스스로 처신하여 군자가 되기를 스스로 기약하지 않는 것이니,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선행이 없는데 복을 비는 행위는, 가령 사람의 입장으로 사람의 말을 들어봐도 관용을 베풀 수 없는데, 하물며 편애가 없는 천도는 어떠하겠는가. 선하지 못한 짓을 하면서 날마다 부족하게 여겼던 자도 오히려 경신일 하룻밤에 겸연쩍게 불선했던 행동을 가릴 만하다. 굽어서는 스스로 그 마음을 속이고 우러러는 하늘을 속이려고 하니, 지혜롭지 않음을 많이 본다. 《대학전(大學傳)》에 이르기를, ‘열 개의 눈이 보는 바요, 열 개의 손이 가리키는 바이다.’라고 하였으니, 홀로 가만히 있을 때에도 남을 속일 수 없거늘, 하물며 하늘을 속일 수 있겠는가.
돌아보면, 내가 관례(冠禮)를 지낸 지도 이제 6년이나 되었다. 처신에 허물이 많고 안으로 살펴서 꺼림칙한 점이 있으니, 복이 이르지 않음도 참으로 마땅한 바요, 재앙이 혹독하지 않음도 다행히 면하였다. 그래도 통렬하게 자신을 개혁하지 않고, 도리어 미적거리며 세속의 흐름을 따르고자 하였으니, 이는 실로 재앙을 즐거워하고 허물을 꾸며댄 셈이다. 《시경》에, ‘화락한 군자는 신명이 위로한다.[愷悌君子, 神明所勞.]’라고 하였다. 지나간 일은 간언할 수 없거니와 지금부터 새로워지더라도 선행을 하기 충분하니, 어찌 삼시충이 내게 복수할까 두려워하겠는가.” 하고 이를 통해 붓으로 기록하여 경계하는 바이다.
國俗每於歲窮, 會守庚申之夜, 達朝不寐. 言人有三尸, 乘其方睡, 輒以其人一歲之所爲, 上復于帝, 不善者, 卽降之禍焉. 苟少睡者, 必將受殃, 相率而守之. 今年十二月再旬後四日, 實惟其夕, 友人李生, 於是約同心輩十數人, 咸集于紺宇, 其博奕酒食. 凡所以禦睡魔之具, 莫不畢張, 擧斝相屬, 嬉笑驩譁, 不覺軆自疲而神已勞也, 旣曙而止, 皆惘然若有失也. 余於是, 悟於心而語於口曰: “噫, 殃慶之至, 各以其類. 天地神祗, 昭布森列, 當所報施, 詎有待於三尸乎? 苟自爲善, 雖使三尸每夜而訴之, 其如我何? 苟爲不善, 雖終歲不眠, 無所逃禍矣, 安有一夜不眠, 而可免一歲所行之不善之罪耶? 不能修善於平日, 而乃要僥倖於一時, 是自處其身於有罪之地, 而不以君子自期也. 惑之甚矣. 無善而祝福, 借使以人聽人, 不可回容, 矧伊天道無親乎? 爲不善曾日不足者, 猶足厭然掩之於一庚申之夜, 俯自欺其心, 仰欲欺乎天, 多見其不智也. 傳曰: ‘十目所視, 十手所指.’ 幽獨之中, 尙不得以欺人, 况可得以欺天乎? 顧余自旣冠之年已六載于玆矣, 行己多尤, 內省有疚, 福之不臻, 誠所宜也, 殃之不酷, 幸而免也, 不爲之痛自改革, 反欲因循以從於流俗, 是實樂禍而文過也. 《詩》云: ‘愷悌君子, 神明所勞.’ 往者, 不可以諫, 自今新之, 亦足爲善, 何懼乎三尸之讐余乎?” 因筆以䂓焉.
이는 본디 도가의 술법 중 하나이다. 사람 몸에는 삼시충(三尸蟲)이라는 세 마리의 벌레가 있는데, 이들이 인간의 죄를 기록하여 옥황상제에게 고하고 이에 따라 수명이 깎이는데, 삼시충들이 사람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경신일(庚申日)에 밤을 새우면 삼시충이 올라가지 못하여 수명이 늘어난다고 여겼다. 한대(漢代) 음장생(陰長生)이란 이는 수경신을 해서 삼시충을 없애야 내단술을 익힐 수 있다고 하였고,* 《유양잡조(酉陽雜俎)》에서는 수경신을 3번 하면 삼시충이 복종하고, 7번 하면 박멸된다** 고 하였다. 그래서 당대(唐代) 유종원(柳宗元)은 〈삼시충을 꾸짖는 글[罵尸蟲文]〉에서 “이 벌레가 정말로 그러한 짓을 한다면, 상제는 반드시 그들을 죽여 아래 세상에 던져 그 무리를 멸망시킨 후에야 상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상제마저 은근히 책망하였다.
*《金碧五相類參同契》 人要修養,先守庚申,除其三蟲,方可煆煉精津,合大藥。鉛汞相制,不飛而伏,龍虎相降,五臟眞氣成,下元生沖和之氣。
***《唐柳河東集》 吾意斯蟲若果爲是,則帝必將怒而戮之,投於下土,以殄其類,俾夫人鹹得安其性命,而苛慝不作,然後爲帝也。
글쓴이 : 이도현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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