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는 말 대신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까 잘 마시지 않던 맥주를 한잔하던 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휴대폰 액정에 너의 이름이 떴습니다. "언니, 엄마가 돌아가셨어." 한참 울음 끝에 너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어떡하니, 너는 괜찮니'라고 만들어지다만 말들만 웅얼거렸습니다. 너는 눈물 속에서도 언제 발인을 할 것인지, 왜 늦게 하는지 하나하나 설명했고, 나는 내일 가겠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까마득한 밤이었죠. 너의 집은 시외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갈 수 있는 조그만 마을이었습니다. 나보다도 긴 생을 보낸 터미널에 우두커니 앉아 버스를 기다렸죠. 내가 머무는 삶도 전과 후 사이에 잠시 거치는 정거장 같은 거였다면, 조금은 삶의 희망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너에게 먼저 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