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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과 별 하나

초승달과 별 하나 10년 전 어린 딸아이를 데리고 단둘이서시골에 있는 부모님 댁에 다녀온 적이있습니다.고속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땅거미가 지면서 어둠이 짙게 깔리기 시작했습니다.한참 동안 창가에 풍경을 보던 딸아이는밤하늘을 바라보더니 물었습니다."아빠, 낮은 환하니까해님이 혼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달님은 캄캄한 데 혼자 있으면무서울 것 같으니까 반짝반짝 별님이랑같이 있는 거예요?"먹물이 번진 듯이 캄캄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어린 딸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딸의 말을 듣고 나서야 창밖을 바라보니밤하늘에는 쪽배를 닮은 초승달이 걸려있고,그 옆에 환한 별이 떠 있는 것이눈에 들어왔습니다."그래, 그런가 보네.달이랑 별이 무섭고, 외로우니까같이 있는 건가 봐."그리곤 이내 나의 어깨에 기대 ..

당신은 기분 좋은 사람

당신은 기분 좋은 사람  당신을 만나면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요?  당신은 늘 미소를 잃지 않기 때문입니다 언제 만나도 늘 웃는 얼굴은 부드럽고 정감을 느끼게 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언제나 기분이 좋게 합니다. 당신과 말을 하면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요? 당신의 말은 참으로 알아듣기가 쉽습니다 어설픈 외래어나 어려운 말보다는 우리들이 늘상 쓰는 말 중에서 쉽고 고운 말들로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요?  당신은 언제나 남을 먼저 배려하기 때문입니다 건널목을 건널 때도 남보다 조금 뒤에서 걸음이 느린 할머니 손을 잡고 함께 걸어오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당신을 아는 것이 왜 이리 행복할까요?  당신은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믿고 함께 사는 필요함을 알..

목표를 향해 갈 때

목표를 향해 갈 때  깎아지른 절벽에서 우뚝한 소나무 굽어보고서다시금 돌층계 밟으며 마른 지팡이 짚는다네도리어 우스워라! 와 노는 사람의 조급한 마음 한 번 와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 오르려 하네   已臨絶壑俯長松       이림절학부장송更踏層梯策瘦筇       갱답층제책수공還笑遊人心太躁       환소유인심태조一來欲上最高峯       일래욕상최고봉  - 진화(陳澕, ?~?), 『매호유고(梅湖遺稿)』,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고려가요 을 보면, “니정언 딘한림 솽운주필”이란 대목이 나온다. 정언 이규보(李奎報, 1168~1241)와 한림 진화(陳澕, ?~?), 이 둘이 운자를 부르는 대로 붓을 휘날려 시를 짓는다는 뜻이다. 당대 제일의 문호(文豪)였던 이규보와 함께 일컬어질 정도라면, 진화 이 ..

돈의 가치

돈의 가치 어느 날 남편이 만원 지폐 몇 장을 꺼내아내의 손에 꼭 쥐여주었습니다.지쳐 보인다며 어디 나가면 음료수라도꼭 사 먹으라는 당부의 말도잊지 않습니다.아내는 남편이 손에 쥐여 준돈을 받아 들고는 말했습니다."여보, 나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며칠 뒤 아내는 노인정에 다니는 시아버지께남편에게 받았던 돈을 드리며 말했습니다."아버님, 제대로 용돈 한 번 못 드려서 죄송해요.얼마 안 되지만, 다른 분들과 시원한거라도 사 드세요."시아버지는 그날 기분이 좋아서노인정에서 며느리 자랑에 하루가 다 갑니다.그리고 그 돈은 쓰지 않고, 방 서랍깊숙한 곳에 넣어둡니다.명절날, 손녀의 세배에 기분 좋아진 할아버지는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돈을 꺼내어손녀에게 줍니다.세뱃돈을 받아 든 손녀는 신이 나엄마에게 달려가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