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삶/오늘도한마디

어느 작은 성당 벽에 적혀있는 글

백광욱 2009. 9. 23. 08:29

어느 작은 성당 벽에 적혀있는 글


"하늘에 계신" 하지 마라.

 세상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 라고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 라고 하지 마라.

 아들딸로 살지 않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라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라고 하지 마라.

 물질 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라고 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라고 하지 마라.

 죽을 때까지 먹을 양식을 쌓아두려 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   하시고" 라 하지 마라.

 누구에겐가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라 하지 마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 라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아멘" 이라고 하지 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