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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라도, 대한민국의 최남단에서 하늘을 보다...

백광욱 2010. 3. 13. 23:14

 

 

일곱번째 제주행...

어쩌면 예정되어 있었던 여정일까.

다녀온지 두 달만에 다시 그곳을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는데,

마침 생일이 끼어있었고, 나에게는 생일선물같았던 여정이었으니까...

케이크 못 먹어도, 미역국 못 먹어도 상관없어.

오분작해물뚝배기와 잘 마른 한치가 모든 것을 상쇄해주니까. ^^

 

우도만큼이나 가보고 싶었던 곳, 마라도.

이번 제주행의 최대 목표는, 마라도를 가는 것.

 

 

하늘이 어쩜 이래.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거야? ^^

 

 

마라도를 가는 유람선을 타는 곳은 몇 군데가 있지만,

나는 가장 많은 배편이 있는 모슬포항에서 탔다.

 

 

약 30분 정도, 바다 위를 달린다.

답답한 객실에 있지 말고 갑판에 나와 바닷바람을 만끽할 것.

(아... 겨울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_-;)

 

 

푸른 바다와 하늘과 초록 산과 노란 배가... 조화롭다.

 

 

 

 

드디어 마라도 선착장에 도착.

유람선에서 내려 이 계단을 오르면, 마라도가 펼쳐진다~! 

 

 

마라도는... 이 뙤약볕 아래서라면, 절대 걸어서 다닐 수 없는 곳.

크지 않지만, 천천히 산책한다 해도 서너시간이면 충분할 듯 하지만,

그늘 한 점 없는 마라도에서, 걸어서 서너시간이라는 것은,

약간 잔인한 말이다. 클...

그래서, 너도 나도 이렇게 골프카를 대여한다.

골프의 골자도 모르는 내가, 이 골프카를 탔다는... 하하...

 

 

달려요. 골프카를 타고... 시속 20km로 달려요!!! 뛰뛰빵빵!!!

 

 

제주도임을 실감하게 해주는 검은 돌들.

 

 

아, 이 곳...

마라도에 있는 작은 교회.

십자가 다섯 개를 한 앵글에 담는 것은,

나의 카메라이기에 가능했던 신공.

 

 

이곳은 <마라도항로표지관리소>...

하얀 등대와 파란 하늘이, 예쁘구나...

 

 

마라도에 가고 싶었던 제일 큰 이유는,

바로 이 성당을 찍기 위해서였다.

 

 

작은 토분같은 이 예쁜 성당.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 속에서 봐왔던 이 성당을,

꼭 내 손으로 찍고 싶었다.

비록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마리아의 발치에는, 장미꽃도 조각되어 있다.

하얀 장미...

 

 

하늘빛깔이...... 정말 예쁘네......

 

 

 

 

얼마나 이 근처에 있었을까.

이렇게 찍고 저렇게 찍고, 연거푸 찍고 찍고...

이제 다시 골프카를 출발시킨다.

안녕, 마라도 성당...!

너를 보러 내가 왔었어......

 

 

대한민국최남단, 이라는 비석.

최남단을 기념하기 위해 너도나도 사진을 찍는다.

 

 

최남단 비석이 있는 곳에서 마라도 선착장까지, 10분 걸린단다.

 

 

 

마라도와 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곳.

초콜릿캐슬?

암튼... 초콜릿 전시해놓고 팔기도 하는 곳.

좀 생뚱맞어... -_-;;

 

 

 

 

세상에... 초등학교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초등학교의 분교.

바다가 보이고 야자수가 있고 푸른 잔디가 깔려있는,

아담한 초등학교.

 

 

컬러풀한 늑목도 있고...

(초등학교 때, 늑목에서 정말 많이 놀았는데... ㅋ

요즘 아이들도 이것을 '늑목'이라 부를까?)

 

 

미끄럼틀도 있고, 정글도 있다.

와, 재밌겠다!!

 

 

이런 것을 '절경'이라 하던가.

빼어난 경치... ^^

 

 

마라도를 출발하여 모슬포로 가는 배.

누군가를 싣고 왔던 배가 또 누군가를 싣고 또 누군가를 싣기 위해 바다를 건넌다.

 

 

 

 

이 낡은.

이 늙은.

이 오래된.

 

시간의 흐름속에서,

바람을 맞고 비를 맞고 바닷물을 맞았겠구나, 너는.

가까이 가면 녹슨 쇠비린내가 날 것 같은 너는,

내 마음을 짠하게 하는구나.

쓰다듬어 주고싶다.

 

 

마라도행 배표를 끊을 때, 창구 직원이 그랬다.

오래오래 마라도에 머무를 심산이었던 내게 찬물을 끼얹는 말.

"가면 오래 못있어요. 두시간이면 끝나요.

더 있으래도 못있어요."

 

흥~ 살짝 콧방귀를 뀌었지만,

막상 뙤약볕 아래를 다녀보니...

창구 직원의 말은 진리였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남은 이곳은,

내 마음속에도 눈속에도 머리속에도 남아 있다. ^^

 

 

----- 마라도행 배를 타기 위해 전날 머물렀던 모슬포항 근처의 펜션 -----

 

 

 

깔끔했고, 시설도 괜찮았고, 주인장 아저씨도 친절하셨다.

낮에 바닷물에서 놀았을 아이들이, 밤에 이 풀장에서 지치지 않고 놀더라.

가을의 초입이라, 밤에는 조금 선선했는데도...

 

 

 

마라도를 다녀오니,

인생에 있어서 꼭 해야 할 많은 일들 중 한 가지를 끝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래전 땅끝마을에 다녀왔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는데...

'끝까지' 가본 것 같은... ^^

적어도 우리나라의 '끝'은 다녀온 거잖아!!

 

 

 

 

 

 

 

 

 

 

 

 

출처 : Vincent van Gogh
글쓴이 : 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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