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따래미 ~ 학교 갔다 집에 와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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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사춘기다.
침대에서 신생아처럼 뒹굴뒹굴할 때를 보면 나는 나를 세뇌한다.
힘들구나. 정말 힘들었나 보다.
뒹굴뒹굴하면서 한 손 에는 늘 스마트폰이 들려져 있다.
유튜브를 보면 깔깔깔 거린다. 또 세뇌한다.
‘와우! 정말 많이 미치도록 힘들었구나. 나도 그랬어.
나도 다른 형태로 너처럼 그랬을 거야.’라고 나를 다시 한 번 세뇌한다. 휴~
엄마들의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져 가고 있다. 모두 안 그랬다고들 한다.
근데 그때 그 시절 다들 그랬다.
그럴 때가 있었음에도 엄마 입장이 되어 보니 속이 터져버릴 것 같다.
그놈의 스마트폰을 불 지르고 싶다.
그러나!
아이들의 매일 똑같은 일상을 그려보면 얼마나 답답할까 싶다.
집과 학원! 집에선 부모가 닦달하고 학원에선 선생님이 닦달하고
숨 쉴만한 공간이 없다. 마음 편히 눈치 안 보고 쉴만한 곳이 없다.
어떨 땐 학교 갔다 와서는 딸이 힘들다고 한다. 입버릇처럼 내뱉을 때가 있다.
학교 갔다 왔는데 뭐가 힘들지? 오늘은 학원도 없는 날이라고 생각하다가
학교도 힘든 사회생활이란 것을 깜빡했다.
직장인이 회사 가서 직장 상사들한테 시달리듯
주부들이 종일 살림과 육아에 지치듯
아이들도 학교에서 받는 모든 관계에 지치는 것이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주는 우리 아이가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참 운 좋은 날이구나 싶다. 돌아와 줘서.
어떨 땐 친구와의 관계로 고민할 때가 있다. 그러면 난 공감을 많이 한다.
해준다가 아니라 한다. 엄마인 나도 그 시절을 겪었기에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고 싶다.
나도 그랬었기에 엄마인 나도 그랬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서로 소통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우리 딸래미~ 학교 갔다 집에 와줘서 고맙다.”
-지연 에세이, <결혼좋니?>중에서
< 출처 : 행복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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