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아래서 읽고 싶은 시집
6월, 너무 덥지도 서늘하지도 않은 선선한 그늘 아래에서 햇살을 피해 좋아하는 책 한 권 읽기 딱 좋은 계절. 초록의 나무 그늘 아래서 만끽하는 아름다운 자연과 색색의 시어들.
이 푸른 빛 가득하고 싱그러운 계절을 놓치지 말자. 오늘 만큼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홀로 그늘 아래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읽고 싶은 시집, 지금 소개한다.
<처음 사는 인생, 누구나 서툴지>
“나는 60년을 했는데도 자신이 없어요.”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국민 시인 나태주도 무려 60년이나 시를 써왔지만 시 쓰는 것에 자신이 없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그에게 시를 쓰는 일은 여전히 자신이 없고 서툴다. 시 쓰는 일이 그러한데, 하물며 인생이란 어떠할까. 타인에게만 보이지 않을 뿐 우리는 다 그러한 삶을 살고 있다. 모두가 처음 사는 인생, 외롭게 홀로 고민하지 않게 전해주는 나태주 시인의 따뜻한 시어들을 읊어나가 보자.
<죄송해요 이별은 처음이라서요>
찬란한 계절의 이별은 더욱 가슴 아프다. 90년대 가수 Re.f의 ‘이별공식’에서도 나오는 가사다.
햇빛 눈이 부신 날에 이별해봤니
비오는 날 보다 더 심해
작은 표정까지 숨길수가 없잖아
흔한 이별 노래들론 표현이 안 돼
너를 잃어버린 내 느낌은.
가수 신승훈의 열혈 팬이고, 시를 쓰면 신승훈 앨범에 작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한승완 시인. 이 시집은 12월에 나왔지만, 지금 꺼내 읽어도 눈부신 여름과 대비되어 더 알싸한 사랑의 기억을 더듬을 수 있을 것 같다. 쉽고 편안한 게 읽히는 시와 위트가 담긴 짧은 시들이 어우러져 부담 없이 갖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어보면 좋을 책. 하지만 밀려오는 후폭풍같은 사랑의 감정은 독자의 몫…!
<네거리를 건너가는 산>
정안덕 시인은 여느 천재들처럼 순간순간 떠오르는 영감으로 시를 술술 써내려가는 시인이 아니다.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오로지 인내하며 자신과 싸워나간다.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은 어둠의 터널이 지나고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 보이는 과정을 되풀이한 그는 결국 시집을 완성했고, 결실을 맺었다. 시인의 시에 대한 이러한 태도와 자세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이로써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준다. 일상의 서사를 사유로 엮어내는 고심의 흔적이 역력한 그의 시 안에서, 그저 평범했던 사물들은 생명이 되어 살아 숨 쉰다.
드디어 햇빛을 보게 된 인고의 시집 한 장 한 장을 여름날 그늘아래서 볼 수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뭉클한 여름이 되지 않을까?
겨우내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고, 더위에 지친 나의 몸과 마음에 선선한 여름바람이 되어줄 시집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 시집을 펼쳐들고, 내 마음의 친구가 되어줄 시어들을 골라 사유하는 당신은 아름답다. 자연의 초록과 찬란함이 가득한 계절 6월, 소중한 이에게 아름다운 이 시를 선물해보자.
< 출처 : 행복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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