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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난 이에게 담요와 붕대가 되어주는 영화

백광욱 2023. 5. 31. 00:01

 

상처 난 이에게 담요와 붕대가 되어주는 영화

 

보고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가정의 달 5월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를 보기 좋은 달입니다. 그동안 봐왔던 뻔하게 눈물 쏙~ 빼는 가족영화를 벗어나, 여러분의 마음을 훔칠 개성 넘치는 가족영화 한편을 소개해드리고자 하는데요. 미인대회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모(?)의 막내딸 올리브가 미인대회 출전을 선언하면서, 그 현장에 함께 나서게 된 가족의 여행길을 담은 로드무비, <미스 리틀 선샤인>입니다. 이 영화의 특별한 관전 포인트 3 가지와 함께 올리브의 미인대회 가는 길로 함께 떠나볼까요?

 

1. 정상인이 없는(?) 오합지졸 가족의 대환장 조합!

미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기어코 미인대회에 참가하려는 막내딸 올리브, 성공학개론을 연구하는 일등 패배자 강사 아빠, 9개월간 묵언수행을 시작한 파일럿 지망생 아들, 음담패설을 달고 사는 마약중독자 할아버지, 실연의 상처로 자살을 시도한 게이 삼촌, 그런 삼촌을 감시해야 하는 엄마까지…
얼핏 봐도 ‘저런 콩가루 집안이 다 있어?’ 싶은 이들이 모여 올리브의 미인대회 길에 오르는데요. 어린 올리브의 꿈을 이뤄주겠다고 함께 나선 가족의 여행길이 웃기면서도 짠합니다. 할아버지는 마약 때문에 갑자기 여행길에 돌아가시고, 묵언수행을 하던 파일럿 지망생 아들은 자신이 색맹이어서 파일럿 될 수 없다고 분노하며 소리치는데요. 우당탕탕 시끄러운 불협화음속에서도 가족들은 올리브의 꿈을 위해 미인대회 현장으로 달립니다.

 

2. 그래서 그 ‘정상’이라는 게 대체 뭐지?

언뜻 보면 이 가족은 모두가 실패한 ‘패배자 모임’ 같습니다. 미인대회에 나가기엔 못생긴 올리브나, 자신이 연구하는 성공학이론과 반대되는 실패왕 아빠나, 색맹이어서 꿈을 포기해야하는 아들이나… 삼촌은 세상이 인정하지 못하는 사랑에 실패했고, 할아버지는 결국 마약으로 세상을 떠났으니까 말이죠.

 

막상 미인대회에 도착해보니 바비인형 같이 똑같이 셋팅 된 여자아이들로 북적한데요. 그 안에서 막내딸 올리브의 수더분한 모습은 마치 이방인 같습니다. 그야말로 그 세계에서 올리브는 마치 ‘비정상’같아 보이는 것이죠.

 

여기서 이상한 것만 같았던 할아버지가 지난 밤 올리브와 나눈 말이 떠오르는데요. 미인대회 출전을 앞두고 떨려하는 올리브에게 할아버지는 따뜻한 말을 건넵니다.

“남들이 뭐라 하던 신경 쓸 필요 없어. 진짜 패배자는 질까봐 시도조차 안 하고 무서워서 도망치는 사람이야.”

네, 그렇습니다. 할아버지의 말대로 올리브는 도망치지 않고 무대에 섭니다. 자신만의 당당한 모습으로!!

 

3. 진정한 가족은 남들이 손가락질해도 응원해주는 것

드디어 도착한 미인대회 무대에 선 올리브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막강한 섹시댄스’를 선보이는데요. 사람들은 올리브의 이런 모습에 당장 내려오라는 야유를 보냅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사람들이 뭐라 하던 신경 쓰지 않고, 함께 울고 웃으며 걸어온 여행의 목적지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 올리브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그리고 온 가족이 무대에 올라서서 함께 춤을 춥니다.


가족들은 각자의 문제와 충돌로 투닥거리긴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남들이 형편없다고 손가락질할 때도 기꺼이 함께 춤을 추었고 진정한 하나가 된 것이죠. 진짜 가족이란 이런 게 아닐까요?

어쩌면 우리의 인생 자체가 미인대회 같기도 합니다. 내 기준은 묵살당하고 사회가 정한 잣대에 평가받고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죠. 이 영화는 남들 눈 의식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라고 말합니다. 올리브의 가족처럼 미인대회의 승패를 떠나 하나 된 가족이 행복한 춤을 추는 순간이길 바랍니다. 세상의 잣대에 상처받는 나에게 담요도 되어주고 붕대도 되어주는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이었습니다.

 

< 출처 : 행복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