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삶/오늘도한마디

이제 새로운 대면, 대학생활

백광욱 2023. 3. 4. 00:02

 

이제 새로운 대면, 대학생활

 

우리는 지금 마스크를 벗는 과정에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벗는 과정에서 조금씩 사람들의 표정이 보이기도 합니다. 눈과 입의 상반된 감정과 혼잣말을 이제는 더 이상 숨기기 어려워졌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고 아직 진행 중이기도 한데요. 코로나를 관통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이제 스물 살이 되었고, 그들의 선배들 또한 감염증으로 인한 비대면 수업의 익숙함을 너무나 잘 아는, 이제는 같은 세대가 된 것이죠.

사람과 사람의 단절이 정서적 결핍만을 남긴 건 아니었습니다. 긍정적 변화로는 대학교 신입생의 새터 문화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젠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있는 관습들이 사라진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문화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의 강제 음주와 장기자랑, 마임교육이나 인권 연극 시청 등이 강요되어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의 강요는 거부하는 대학생들이 늘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단절이 가져다 놓은 새로운 출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새터에서 ‘논(non)알코올존’을 운영하는 학교가 늘어났으며 새터 기간에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사고를 대처하기 위해 금주를 하거나 술 강요를 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며 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람들의 적극적 지지가 봄을 미리 당겨 놓은 듯합니다. 이젠 선택의 영역이 된 신입생 문화가 이전 세대에게는 참 놀라운 변화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행복지기만 해도 이런 오래된 사고방식과 습관적 행동으로 대학을 다닌 탓에 해외 신입생 문화가 더 부럽기도 했는데요. 해외에서 대학을 다녔던 지인은 조금은 다른 경험을 들려주었답니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생활을 한다는 것은 같은 국적이나 인종과의 단절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그래야 더 경쟁력이 생긴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많이 달랐다는 말에 저는 고갤 끄덕였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고, 여러 나라의 친구들과 우정을 쌓는다면 폭넓은 정보와 문화를 공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지요. 종종 시도 되었던 인맥 쌓기는 그저 같은 학교의 학생 정도로 머물렀고, 같은 인종끼리 몰려다니는 현실은 정서적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차피 인종과 출신국가에 따라 분리 되는 것이 대표적 특징이라는 친구의 말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자취를 하는 것보다 기숙사 비용이 훨씬 더 비싸, 기숙사에서 종종 열리는 파티가 유일한 부러움이었다는 지인은 어떤 생각에 잠긴 듯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중요시 여기는 미국 대학의 특성을 통해 전공 외에 또 다른 기회도 많이 가져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어디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그 자유분방함과 쿨함은 그 이상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더 적극적인 태도로 그 문화에 녹아들 수 있었다는 친구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마스크를 벗는 동안 우리는 실속 없는 겉모습도 하나씩 벗어가나 봅니다. 우리가 말하는 대학의 낭만은 그 면모가 계속 변하는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속과 효율에도 나름의 낭만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찾으면 보이고 느껴지는 것들이 긍정적으로 변모하여, 이제 대학 생활을 맞이하는 신입생들의 눈처럼 맑게 비춰지리라 믿습니다. 행복지기는 여러분의 신나는 시작을 응원합니다

 

< 출처 : 행복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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