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나타난 1967년의 노동자
2022년12월 28일 개막한 <공장도시: 팩토리타임즈> 기획전시는 과거 부푼 마음을 가지고 취업을 위해 구로에 도착한 일명 ‘산업역군’들의 이야기부터 ‘지(G)밸리’ 시대에 이르는 우리의 일과 삶을 담아냈습니다.
일자리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아 몰려든 사람들과 삶의 자립을 꿈꾸는 사람들. 비인간적으로 밤낮 없이 일하고 제대로 눕기도 힘든 좁아터진 기숙사에서 사는 건, 스스로 만든 현실일까, 아님 내몰아진 현실이었을까요.
도면을 통해 알게 된 거대하고 빽빽한 옛 구로공단 공장의 모습과 공장부지 한켠에 마련된 기숙사는 그야말로 백년은 넘은 이야기 같지만 실은 몇 십 년 전 한국의 현실이었습니다.
1967년 구로공단에 입주한 캔 제조[제관]공장은 하루 2,300개의 통조림 깡통을 제조했다고 합니다. 베트남전쟁의 파병 국군 식량 보급을 선점하며 1년 동안 1968년 하루 생산량이 10만 개로 급증했는데 겨우 설립초기의 일이었습니다.
또한 1980~90년대 북미지역 수출을 이끈 봉제인형공장에는 450여 명이 근무했습니다. 인형을 만드는데 필요한 각종 자재와 인형 사이에서 순환되지 않는 먼지 공기를 마시며 쉬는 시간 없이 일했습니다. 노동자 1명의 근무공간은 겨우 가로세로 1.6m 남짓, 약 0.8평이 전부였다는 것이 정말 현실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장 노동자들에게 비인간적인 처사가 남아있고,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노동자가 앉을 의자가 비치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해 볼 때 가슴 아픈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IT벤처타운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며 새로운 전환은 성공적으로 평가되는데요. 이러한 구로공단에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의 변화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시대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닌 행복지기는 구로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더 선명하게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하는 과정을 자라는 동안에도 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 전시는 더욱 더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역사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전시였던 것입니다.
전시는 2023년 3월 12일까지 열리니 전시 리스트의 우선순위에 올려 두기를 추천합니다.
< 출처 : 행복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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