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엄마의 혜자로운 나눔이야기
‘혜자롭다‘는 말,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이 말의 어원은 바로 한 편의점 브랜드에서 팔던 김혜자를 모델로 한 도시락에서 나온 말인데, 타 도시락에 비해 풍부한 양과 가성비로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실제 네이버 국어사전에 ‘가격에 비해서 양이나 질이 만족스럽다’라는 뜻의 형용사로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이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나 익숙한 말로 자리 잡았을 정도.
드라마 <눈이 부시게>중에서
국내에서는 다양한 영화, 드라마를 통해 그야말로 국민 엄마 이미지로 널리 알려진 배우 김혜자. 그녀의 이미지는 젊은 세대들에게 풍족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한없이 베푸는 우리네 엄마를 연상케 한다. 해당 브랜드 마케팅과 김혜자의 이미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혜자롭다는 말이 탄생하게 되었지만, 실제로 그녀의 삶을 돌아보면 꾸준한 봉사 활동과 나눔으로 정말로 ‘혜자스러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1992년 자원 봉사 차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로 향한 김혜자는 난생처음 그곳에서 살고 있는 난민들을 만났다. 그녀는 죽어가는 아이들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몸을 벌벌 떨며 울기만 하였는데, 그 모습이 실제 메스컴을 타게 되면서 대한민국에 사회적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민 엄마 김혜자의 생생하고 충격적인 모습에서 국민들에게 해외 긴급구호에 대한 인식을 다시한번 상기시키게 된 것이다.
김혜자 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이후 약 20년동안 자신의 긴급구호활동을 기록한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출간과 동시에 당당히 베스트셀러에 오랜 시간 자리매김을 했다. 책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어가는 이들의 삶을 재고시키며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 그녀. 쉬는 날에는 쌀 가마니 등에 지고 고아원에 기부 활동을 하러 다녔던 그녀는 정말로 혜자로운 엄마 그 자체였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처음 만났던 봉사현장의 생생한 기억을 잊지 않은 채 여전히 나눔과 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2023년 시리아, 튀르키예 대지진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피해 복구를 위해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대지진이라는 엄청난 재해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현장의 아이들 그리고 가족들을 위한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갑작스럽게 보금자리와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고 폐허에 홀로 남겨진 채 울부짖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함께 고통스러워하며 가슴아파했던 김혜자. 기부금이 아이들의 상처를 모두 씻어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는 없지만 작게 나마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그녀의 진심이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김혜자 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중에서
사람들이 후원을 멈추게 되더라도 생사를 다투는 세계 곳곳의 아이들이 스스로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소망이다. “후원을 멈출 수 있는 것은 후원 뿐”이라는 명언을 남긴 김혜자. 지금 이 시간에도 배고픔과 죽음의 그림자 아래서 생사를 다투는 작은 생명들, 인간의 탄생과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하는 그녀야말로 ‘진정한 어른’이 아닐까.
2023년에는 잠시 멈췄던 김혜자 도시락이 재등장하며 엄청난 화제와 판매수를 기록했다. 김혜자의 널리 베푸는 이미지에 해당 도시락을 마케팅한 브랜드에도 박수를 보내지만, 따뜻하고 끊임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국민엄마 김혜자의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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