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sns 좋아요 개수를 세고 있는 당신에게
신문 기사에서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신조어를 발견했습니다. 우울증 앞에 붙은 ‘카페인’은 대표적인 SNS인 ‘카카오 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첫 글자를 딴 것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외로워서 스마트폰을 켜고, 궁금해서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요. 하지만 SNS를 하면 할수록 더 외롭고 우울해진다고 합니다.

‘좋아요’를 아무리 많이 받아도 바닷물을 마시는 것처럼 마음의 갈증이 채워지지 않는 건 왜일까요? 여기에는 흥미로운 심리학적 이유가 존재합니다. 사람은 비교하는 것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비교하기 쉬운 것끼리 비교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나이, 직업,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걸 훨씬 좋아합니다.
젊은 남자는 또래의 남자들과 자신을 비교합니다. 중년의 여성은 다른 중년의 여성과 자신을 비교하죠. 운동선수가 자신의 삶을 영국의 여왕이나 중동 갑부와 비교하며 한탄하진 않습니다. SNS 설계자들은 심리학의 달인들입니다. 그들이 만든 알고리즘은 비슷한 사람을 자석처럼 끌어당깁니다. 친구, 친구의 친구로 튀 엉킨 관계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끝없이 비교하게 만들죠.
그뿐인가요? 비슷한 만큼 쉽게 친밀해지고, 친밀한 만큼 세세한 부분까지 비교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그곳은 질투와 그에 따른 좌절이 넘치죠. 죽은 셰익스피어가 살아서 벌떡 일어나 지금의 SNS를 봤다면 틀림없이 질투와 시기에 관한 희곡을 썼을 것입니다. 우연히 <페이스북 심리학>을 읽다가 흥미로운 문장을 읽었습니다.

샘은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리사가 자신의 ‘가족 및 결혼/연애 상태’를 약혼에서 연애 중으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 더욱 놀랍게도 “~와 연애 중”이라는 표시 옆에 더 이상 샘의 사진이 없었다. 대신 샘과 가장 친한 친구의 사진이 있었다. 샘은 즉시 리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리사가 샘의 가장 친한 친구와 지난 3개월 동안 사귀었으며 두 사람 모두 이제 그에게 알려야 할 때가 됐다고, 그들의 페이스북 상태를 바꾸는 방법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것이 SNS 시대의 이별법일까요? 만약 이런 식의 이별을 당한다면 우리의 마음은 얼마나 공허하고 황폐해질까요? 많은 사람들이 SNS를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기장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SNS란 깊숙한 서랍 속처럼 내 비밀을 보장해 주지 않죠. SNS 안에서 우리는 솔직할 수 있다고 믿지만, 관객이 있는 무대인 그곳에서 우리는 어느새 자신을 화려하게 꾸미고 편집합니다. ‘실제의 나’ 가 아니라 ’되고 싶은 나’ 를 보여주는 곳. 그곳 이 SNS이기 때문이죠.
무대 위에서 멋지게 연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나요? 포토샵으로 수정된 프로필 사진과 다크서클이 생긴, 지치고 주름진 실제 내 얼굴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삶의 균열은 조금씩 깊어집니다. 많은 심리학자와 과학자들이 행복한 삶을 위해 멀리해야 할 첫 번째로 스마트폰을 꼽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트위터의 창시자 잭 도시나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주말이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명상이나 하이킹을 한다고 하니, 어쩐지 배신감도 느껴집니다.

24시간 연결된 SNS 생태계의 설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단절이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연결은 단절을 전제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너무 과한 소통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만드니까요. 요즘 스스로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중독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재미있는 제안 하나를 해보려 합니다. <허핑턴 포스트>의 아리아나 허핑턴이 사용한다는 ‘폰 베드(phone bed)’ 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SNS 중독에서 벗어나는 열 가지 방법’ 입니다.
1. 포스팅을 하고 나면 페이스북에서 로그아웃하라.
2.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모든 푸시 알람을 꺼라.
3. 잠자리에 들기 전 노트북을 끈 다음 스마트폰과 함께 다른 방에 두라.
4. 앞에 있는 사람에게 온전히 관심을 기울이고 그 사람에게도 그렇게 요구하라.
5. 목욕을 하라. 단 스마트폰은 밖에 두고.
6. 페이스북 확인을 하루에 세 번, 총 30분만 하라.
7.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으로 주말에 여행을 떠나라.
8. 식탁 위에 바구니를 두고 식사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넣어두라.
9. 밤 아홉시 이후에는 어떠한 전자기기도 사용하지 마라.
10. 오프라인 우정을 유지하는 데 똑같은 시간을 할애하라.
이 말을 듣는 순간 휴대폰도 밤에는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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