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름은 '고기 사소'

지친 발걸음 터벅터벅
시장통을 걸어갈 때
내 눈과 마주친 좌판 위의 명태 눈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은 시간
흔적을 기억이란 손으로
가만히 만져보면
리어카를 끌고
온 동네 고기 사소! 고기 사소!
해 질 녘까지 한 마리라도 더 팔기 위해
평생 힘겨운 목소리로 소리치던 엄마
아버지 없는 자식 밥 먹이기 위해
스스로 밥이 되었다가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 생각하면
가슴의 혈관이 펄떡거린다
엄마의 이름은 고기 사소!
몸은 죽어도 눈 감지 못하는 명태처럼
몸은 죽어도 자식 향한 사랑의 눈은
언제나 날 지켜보고 있었구나!
고기 사소!
명태의 눈에서
날 바라보는 엄마의 눈을 보고
못난 걸음 고쳐 힘차게 걷는다
-김윤삼 시집, <고통도 자라니 꽃 되더라>
< 출처 : 행복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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