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삶/좋은글방

사랑을 미루지 말라

백광욱 2025. 12. 17. 04:36

 

사랑을 미루지 말라

 

어느 가족이

아버지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계획을 짰다.

 

엄마는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고

큰 아들은 집안 청소 딸은 집을 멋지게 장식하고

작은 아들은 카드를 그리기로 했다.

 

드디어 생일날 아침,

아버지가 직장에 나가자

엄마와 아이들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버지는 점심 때 돌아왔다.

 

부엌에 가서 아내에게 물 좀 달라고 했다.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는 엄마가 말했다.

나 지금 바쁘니까 직접 따라 드실래요?

 

거실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큰아들에게 부탁했다.

아버지 실내화 좀 갖다주렴

그러나 큰아들이 대답했다.

저 지금 바쁜데 아버지가 갖다 신으세요.

아버지는 할 수 없이 그렇게 했다.

 

아버지가 집안 여기저기를

장식하고 있는 딸에게 말했다.

 

담당의사에게 전화 좀 해서

아버지가 평소에 먹던 약을

처방해달라고 해주렴 딸이 대답했다.

 

저 지금 바쁘니까 아버지가 직접 하세요.

아버지는 힘없이 그러지하고 말하고는

이층 침실로 올라갔다.

 

그 때 작은 아들이 자기 방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뭐하니?하고 아버지가 물었다.

 

작은 아들은 아무 것도 안 해요.

근데 아버지 저 혼자 있고 싶으니까

문 좀 닫고 나가 주실래요? 한다.

아버지는 침대에 가서 누웠다.

 

드디어 저녁때가 되어

파티를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침실에 들어와 아버지를 깨웠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 출처 : 소리사랑 - 좋은 글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