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상식·지식

아이에게 맨 처음 가르치는 밥상머리 교육

백광욱 2010. 11. 19. 11:17

아이에게 맨 처음 가르치는 밥상머리 교육


교육은 무엇이든 처음이 중요하다. 식탁에서의 예절도 마찬가지다.

식사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행위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게는 부모와 자녀,

넓게는 타인과 함께하는 교류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식사할 때의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올바른 식탁 예절이 몸에 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과 밥 한 끼를 같이 먹으면 비록 TV에 나오는 ‘무릎팍 도사’가 아니더라도,

그 사람의 됨됨이, 나아가 그 집안의 가정교육이 어땠는지 훤히 들여다보인다.

식사는 단순히‘음식을 먹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와 마음을 나누는 매우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밥을 함께 먹으며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한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함께 밥을 먹는’ 행위는 허기를 채우는 차원을 넘어

상대와 중요한 어떤 것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식사를 제안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식사 예절은 그래서 필요하다. 몸에 밴 세련된 식탁 매너는 마주한 상대에게

호감을 주고 자신의 품격과 가치를 높인다.


식사는 유용한 비즈니스 수단이고, 결정적인 성공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쩝쩝 소리를 내며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 치우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어릴 적 밥상에서 습득하지 못한 식탁 예절을

사회에 나가 배우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제대로 가르치려면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 저녁 밥상에서부터 당장 시작해야 한다.


정확한 식기 사용이 식사 매너의 시작이다

식탁 예절 하면 뭔가 대단히 까다로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나 ‘맞아, 그래야지’ 공감할 수 있는 ‘당연한’ 것부터 시작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식사 시간에는 TV를 끈다.

식사 시간은 가족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다.

TV를 켜두면 아이들의 시선은 당연히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밥 한 술 뜨고, 쪼르르 TV 앞으로 달려가는 아이를 보는 건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입으로는 밥을 먹고,

눈을 TV를 향하는 볼썽사나운 광경도 자주 연출된다.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면, 자신도 모르게 밥을 많이 먹게 돼 비만이 되기 쉽다.

‘비만 가족’ 타이틀을 갖지 않기 위해서라도 식사 시간만큼은 TV를 꺼야 한다.


세계 어디서나 식사 매너를 평가하는 중요 요소는 ‘식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느냐’

여부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음식을 손으로 주워 먹는다.

숟가락이나 젓가락, 나이프와 포크 같은 식기의 사용법을 알 리 없으니 말이다.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면 숟가락을 아이 오른손에 쥐어주고,

엄마는 아이 앞에서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아이 입에 들어가는 양보다 흘리는 양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도 엄마가 먹여주는 것보다는 흡수력 좋은 턱받이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는 자연히 깨닫게 된다.

밥을 먹을 땐 손이 아닌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가 만 5세가 넘으면 미숙하게나마 젓가락을 움직일 수 있다.

이는 숟가락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섬세한 근육운동이 필요한 작업이니,

사용법을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엄마의 인내심이 흔들려 젓가락 대신 포크를 쥐어주는 우를 범하지 말자.

지금 아이가 먹는 것은 파스타나 스테이크가 아니다.

숟가락으로 밥이나 국을 뜨고, 반찬을 집을 때 젓가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식탁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우리나라 식탁 예절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어른에 대한 공경이다.

연장자가 먼저 수저를 들면 그 다음에 아랫사람이 수저를 드는 것이 기본이다.

식탁에 맛있는 음식이 올라와 있으면, 아이는 그 유혹을 참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식탁에서 엄마, 아빠의 ‘어른 먼저’예절을 배운 아이라면

끝까지 참고 기다릴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이는 꼭 어른이 아니더라도, 함께 밥을 먹는 상대를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를 배운다.

얌체처럼 맛있는 음식만 골라먹지 않는 일, 반찬을 뒤적이지 않는 일,

다른 사람과 식사의 속도를 맞추는 일 등도

그런 의미에서 모두 중요한 식사 예절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사람이 혼자 밥을 먹는 관습이 있다면,

이런 식탁 예절은 굳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을 일이 많은 것이 인생이다.

세상의 모든 관계는 식탁 위에서 비롯된다.

바른 식탁 예절을 배운 아이만이 그 관계를 잘 유지하고, 풀어가며, 발전시킬 수 있다.


밖에서 식사할 때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

식당에서 뛰고, 떠들고, 우는 아이들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네 분식집에 가든, 최고급 레스토랑에 가든 말이다.

식당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 때문에 얼굴 붉혔던 기억을 잊지 마라.

만 5세가 넘은 경우 ‘어린 아이니까’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돈을 내고, 식사하는 옆 테이블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즐길 권리가 있다.

식당에서 ‘아이는 뛰노는 게 최고’라는 원칙을 적용시키면 안 된다.

집에서 제대로 된 식사 예절을 배운 아이라면 바르게 앉아,

정해진 양의 밥을 먹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런 아이의 식사 예절은 당연히 빛나 보일 수밖에 없다.

혹시 어느 정도 격식 있는 레스토랑에 가게 된다면 신경 써서 갖춰 입고,

아이 역시 단정하고 깨끗하게 입힌다.

꼭 정장이나 나비넥타이, 검정 구두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슬리퍼에 반바지는 최악의 선택이다.

레스토랑에 들어가서도 아무 자리에나 앉지 말고,

종업원이 안내 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종업원이 손님에게 예를 다하듯, 손님 역시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다.

음식을 가져다주는 종업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말하고,

아이에게도 그렇게 말하라고 가르치자.

아이는 그들을 돈을 냈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식사를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느낄 것이다.

‘손님이 왕’이 아니라 ‘왕의 품위를 가진 손님이 왕’인 것이다.



테이블 매너는 세계 공통어다

세련된 식탁 예절은 단 며칠 만에 완성될 수 없다.

하루 세 번, 밥상에 앉은 아이를 끊임없이 설득해야하고,

아이의 본보기로서 겪는 불편함도 있을 터. 때론 아이와의 마찰과 다툼도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의 식탁 예절은 반드시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지금 부모가 가르치지 않으면 30년 후 중요한 비즈니스 식사 자리도 별 볼일 없이 끝난다.

세상에 밥 안 먹고 사는 사람이 있던가.

잘 배운 테이블 매너는 세계 어디나 통한다.

우리 아이를 글로벌 리더로 키우는 길은 바로 우리 집 밥상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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