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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상 왔다가는 나그네여

백광욱 2023. 11. 2. 00:02

 

한세상 왔다가는 나그네여

 

 

가져갈 수 없는 무거운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또한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있나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걸

다가져가려 하나...!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깨고 나면 다 허무하고 무상한 것

어제의 꽃 피는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치고 있나...!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

한세상 살아가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 입고

세상구경 잘하면 그만이지

무슨 염치로

세상 것들을 다 가져가려 하나...!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건만

그대가 무슨 힘이 있다고

무겁게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어차피 떠나야 할 그 길이라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지고

처음 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구려...!

 

 

 

이승 것은 이승 것

행여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 땐 맨몸 덮어 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볼 것이 없지 않소...!

 

- 좋은 글 중에서 -

 

< 출처 : 소리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