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고전의 향기

[스크랩]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라

백광욱 2010. 7. 14. 08:22

사람들의 말이라고 핑계대면서 몰래 자신의 뜻을 이룬다.

托爲人言。陰濟己意。

탁위인언 음제기의

- 선조수정실록(宣祖修正實錄) 선조 18年 6月 1日

정여립(鄭汝立)이 역모를 일으켰다고 하여 나라가 발칵 뒤집혔을 때, 죄인들의 편지에서 아무개의 이름이 발견되었다고 하면서 의주목사가 난데없이 연루설을 제기하자, 대간에서 반박하면서 한 말입니다. 그 아무개는 조정에서 명망을 얻고 있던 사람으로 의주목사와 당파가 달랐습니다.

공론을 핑계로 사심을 이룬다는 이런 유의 경계(警戒)는 그 이전에도 많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많이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소인배의 행태를 표현할 때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위는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사안이 있을 때, 당당하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하지 못하고, 항상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더라.”, “사람들이 반대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합니다. 50명, 100명, 1000명이 모인 단체에서 ‘사람들’이라고 하려면 적어도 수십 명일 텐데 막상 '사람들'을 찾아보려고 하면, 열 손가락도 다 채우지 못한다는 것을, 본인들도 알고 있겠지요?

글쓴이 권경열(한국고전번역원)

출처 : 시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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