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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왜 독서의 계절일까 ?

백광욱 2022. 11. 13. 00:02

 

가을은 왜 독서의 계절일까 ?

 

“가을은 왜 독서의 계절이라고 불릴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행복한가 여러분과 함께 가을이 왜 독서의 계절로 여겨지는지 함께 그 기원과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

가을을 맞이하며 학교는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도서관과 서점에서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한 가지 알려드릴까요? 출판유통진흥원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월간 종이책 발행 종수는 오히려 가을이 시작되는 9월과 10월에 줄어들고, 12월부터 증가하여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까지 꾸준히 높은 도서 판매량을 유지합니다. 가을에 오히려 도서의 판매량이 적다는 사실을 통계가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그리고 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부르게 된 것일까요?

 

| 중국의 고시(古詩)에서 기원



‘등화가친(燈火可親)’과 ‘신량등화(新涼燈火)’라는 사자성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등화가친’은 밤에 등불을 켜고 글을 읽던 옛 시절을 떠올려 볼 수 있는 말로서, 등불을 가까이 하기 좋다, 즉 ‘책을 읽기에 좋다’ 라는 뜻입니다.
‘신량등화’ 또한 이와 비슷하게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처음 생길 무렵에 등불 밑에서 글을 읽기가 좋다는 뜻입니다. 두 사자성어는 당나라의 대문호 ‘한유’가 아들에게 책 읽기를 권장하려고 지은 시 ‘부독서성남’에서 기원합니다. 시의 풀이를 한번 함께 읽어볼까요?

“바야흐로 가을, 장마도 걷히고 마을과 들판에 서늘한 바람
이제 등불을 가까이할 수 있으니 책을 펴 보는 것도 좋으리.” 

가을에 독서를 장려하는 문화의 기원은 농경 사회의 풍습과도 연관이 된다고 전해지는데요. 한 해의 농사를 마치고 먹을거리가 풍부해진 가을에 마음의 양식도 채울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한, 독립 운동가 안재홍 선생님도 ‘독서개진론’에서 가을의 독서를 추천하는 말씀을 한 마디 남기셨습니다.

“단풍이 어느덧 무르 녹아 달 밝고 서리 찬 맘
울어예는 기러기도 오늘 내일에 볼 것이다.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 대나무로 책을 엮던 시절


서기 105년 중국의 채륜이 종이를 발명하기 전까지 동양의 주된 필사 자료는 죽간(竹簡)과 목독(木牘)이었습니다. 죽간은 대나무 조각을 의미하며 목독은 나무 조각을 뜻하는데 이 두 단어를 합쳐서 ‘죽목서(竹木書)’라고 칭했습니다.
대나무 등의 나무 조각에 글씨를 쓴 뒤에 끈으로 묶은 필사 자료인 죽목서는 중국에서 글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데 가장 일찍부터 쓰인 수단이었으며 이는 독서와 글쓰기에 관련된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요. 봄에 대나무의 새싹인 죽순이 나고 성장하여 이것이 글을 쓸 수 있는 대나무로 자라 가공되기까지 기다리려면 가을이 되어야 했기 때문에 독서 문화는 고대부터 가을과 연관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쾌적한 날씨와 일조량의 감소

여름보다 훨씬 선선해진 기온에 줄어든 일조량도 독서의 계절이라는 별명에 한 몫을 하는데요. 높고 맑아진 하늘에 낮아진 습도, 그리고 약 18~20도를 유지하는 기온은 지나치게 덥지도, 춥지도 않아 활동하고 집중하기에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게 됩니다. 
또한, 해가 떠있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햇볕을 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행복한 감정에 연관되는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량도 체내에서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자연스레 사색에 빠져들게 하는 신체적인 조건을 만들어주면서 흔히 ‘가을 탄다’ 고 표현하는 고독한 기분에 잠기게 만드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가을이 왜 독서의 계절로 불리는지에 대해 함께 알아보았는데요. 이 외에도 독서는 그 자체로도 개인의 지적 자산을 채워 줄 뿐만이 아니라 간접 경험을 통해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고, 또한 상처받은 영혼까지도 치유해줄 수 있는 순기능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11월 한 달은 가족과 함께 즐기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자기계발에 힘쓰는 달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출처 : 행복한가 >